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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커런트 워' 포스터

    영화 '커런트 워(The Current War)'는 미국 전기 산업 초창기에 벌어진 전력 시스템 경쟁을 흥미롭게 그린 역사 기반 영화입니다. 토머스 에디슨, 조지 웨스팅하우스, 그리고 니콜라 테슬라, 이 세 인물의 충돌과 협업, 경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그중 테슬라는 미스터리하고 천재적인 이미지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영화 속 테슬라의 모습과 실제 역사 속 테슬라는 많은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속 테슬라와 실제 인물을 비교 분석하며, 각색된 부분과 그 이유를 자세히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속 테슬라 묘사

    '커런트 워'에서 테슬라는 인류의 미래를 내다보는 비범한 천재로 그려지지만, 그의 등장은 상대적으로 적고, 주된 갈등인 에디슨과 웨스팅하우스의 싸움에 비해 부수적인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테슬라는 조용하고 내성적이며, 신비로운 분위기의 인물로 묘사되는데, 이는 실제 테슬라의 일부 특징이 극대화된 연출입니다. 그는 대중과의 접촉을 꺼리며, 과학적 성과에만 집중하는 이상주의자입니다. 영화에서 테슬라는 처음에는 에디슨과의 갈등 속에서 외부 인물로 그려지다가, 웨스팅하우스와 손을 잡으면서 갈등 구조의 인물로 부상합니다. 하지만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이며, 주요 전개는 에디슨과 웨스팅하우스 중심으로 이어집니다. 테슬라의 발명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마치 초자연적인 통찰력처럼 그려지며, '천재는 고독하다'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부각하는 면이 있습니다. 특히 테슬라가 거리에서 번쩍이는 전기와 함께 등장하는 장면, 조명을 바라보며 독백하는 장면 등은 과학자라기보다는 시인이나 예언자처럼 표현됩니다. 이는 일반 관객의 감성에 호소하기 위한 연출로 보이며, 그로 인해 테슬라의 실제 업적은 간결하게 축소되었습니다.

    실제 테슬라의 인물과 업적

    니콜라 테슬라는 단순히 한 시대를 대표한 발명가가 아니라, 현대 과학과 공학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혁신가입니다. 1856년 오스트리아 제국(현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수학과 물리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습니다. 테슬라는 미국으로 건너온 후 에디슨의 회사에서 잠시 일했지만, 기술적인 견해 차이로 충돌했고 결국 독립하였습니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교류(AC) 전력 시스템의 실용화입니다. 당시 에디슨은 직류(DC) 전력을 고집했지만, 테슬라는 훨씬 더 효율적인 교류 시스템을 고안해냈고, 이 기술을 조지 웨스팅하우스가 채택하며 이야기의 흐름을 바꾸게 됩니다. 유도 전동기, 테슬라 코일, 무선 송신 기술 등 수많은 발명을 남겼으며, 그의 특허는 현대 전기 및 무선통신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테슬라는 과학자이자 철학자였고, 인간 존재의 본질과 자연의 에너지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상업적 감각이 부족했고, 자주 투자자들과 충돌했습니다. 이는 그가 발명한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널리 쓰이지 못하고 묻힌 원인이기도 합니다. 결국 그는 뉴욕의 한 호텔에서 빈털터리로 생을 마감했지만, 오늘날에는 천재 과학자의 상징으로 널리 회자됩니다. 그는 강박증, 불면증, 특정 숫자에 대한 집착(특히 3, 6, 9), 청결에 대한 강한 집착 등 다양한 심리적 특성을 가졌습니다. 이는 그를 단순한 '괴짜'가 아니라, 당대의 한계를 넘어선 창조자였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영화가 놓친 테슬라의 진면목은 바로 이러한 인간적인 면모입니다.

    영화와 실제의 차이점 분석

    영화는 한정된 시간과 스토리텔링의 흐름 속에서 모든 역사적 사실을 담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부분에서 각색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테슬라에 대한 묘사는 현실과 크게 다르게 연출되었습니다. 영화에서는 테슬라가 곧바로 웨스팅하우스와 협업해 성공하는 것처럼 그려지지만, 실제로는 그 사이에 수많은 실패와 좌절이 있었습니다. 테슬라는 '테슬라 일렉트릭 라이트 앤 매뉴팩처링'이라는 회사를 창업했으나 경영진과의 마찰로 쫓겨났고, 이후 거리에서 노동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이러한 암울한 시간들은 영화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으며, 이는 테슬라의 '고통과 재기의 드라마'를 놓친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또한 영화는 에디슨과 테슬라의 대립 구도를 명확히 그리지 않습니다. 사실 두 사람은 짧게나마 같이 일했고, 갈등 이후 서로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갈등이 단순화되어 있고, 테슬라가 마치 중립적인 위치에서 갈등을 조율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극적 긴장감 유지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인물의 복합적인 관계를 왜곡시켰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테슬라의 과학적 접근 방식, 이론적 배경, 사회적 고립감 등도 영화에서는 최소화되어 있습니다. 대신 신비주의적 요소를 강조함으로써 캐릭터에 신화를 부여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관객에게는 흥미를 줄 수 있으나, 역사적 진실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실제 테슬라는 무선 통신, 전파 기술, 심지어 무기 개발까지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던 인물로, 단순한 천재가 아니라 과학자적 집념과 철학을 겸비한 존재였습니다. 진짜 테슬라는 실패와 도전, 고통 속에서도 끊임없이 미래를 설계했던 혁신가였습니다. 단순히 영화만으로 테슬라를 이해하기엔 부족하며, 다양한 역사 자료와 전기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